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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내가 예쁜
여수, 목노집/최금녀 본문
<<< 여수, 목노집 >>>
최금녀
우등고속을 타고 남쪽으로 가겠다
간판들 알록달록한 뒷골목
지붕 낮은 집들
그 집이 그 집인
그 여자네 목노로 가
샛서방이 오는 날에만 굽는다는
그 위험한 금풍생이를 굽겠다
제 인생을 뒤집기라도 하겠다는 듯
숯불 화덕을 껴안고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금풍생이를 목빠지게 뒤집고 있는
그 여자네 목노에서
밀물이 발목까지 차오르는 새벽까지
금풍생이를 굽겠다
나무젓가락 두 벌로
금풍생이를 구우러
여수 가는 날은
밤새 바닷바람이 창문을 흔들며
나를 재촉하고
나, 오랜만에 옷깃에 구김살 편다
밀물 따뜻한 여수로 간다
나무젓가락 두 벌로.
*갈 곳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역으로 갈 곳이 없다면 생은 얼마나 암담하랴. 그것도 '우등고속'을 타고 가고 싶은 곳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좋은 일인가.
그를 기다리는 사람은 이성도 아니고 그를 기다리는 곳은 번듯하게 좋은 곳도 아니다. '뒷 골목'이며 '지붕 낮은 집'이 있는 곳이다. 그러나 그곳에는 만나고 싶은 그녀가 있는 곳이고 게다가 샛서방이나 와야 준다는 '금풍생이'를 내놓는 곳이다. '금풍생이'를 그냥 굽는 것이 아니라 '밀물이 발목까지 차오르는 새벽까지' 굽는 것이다. 나는 떠나면 된다. 어떻게? '나무젓가락 두 벌'만 가지고 가면 된다. '여수' 가는 생각만 해도 '바닷 바람이 창을 흔들'고 '옷깃에 구김살'이 펴진다.
금풍생이가 있는 여수는 '밀물마저 따뜻한' 곳.
이 시는 '여수'와 '금풍생이'와 '젓가락 두 벌'의 트라이앵글이 잘 빚어낸 참 좋은 시다. 특히 금풍생이라는 이미지는 무조건적으로 그 생선에 끌리게 한다. 여수에 가고 싶다. 나도 젓가락 두 벌 준비해 두어야 겠다. 나무젓가락으로-그것이 아니면 안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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