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에 드는 시

제일 맛있는 거/설태수

也獸 2010. 1. 29. 08:37

 

제일 맛있는 거

                  설태수

 

 

나물 무치시던 어머니는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게

소금이라 하신다.

소금?

 

소금맛 간간한

간고등어는 정말 맛있지.

음식은 간이 맞아야 하니

맞는 말씀이다. 그런데

눈물 또한 짭짤하니, 어찌된 셈인가.

짭짤한 맛에는 끌어당기는 맛과

이별의 맛이 녹아있다는 걸까.

소금에 생선 배추 무를 절인다는 것은

눈물의 맛도 스며든다는 뜻인가.

끌리고 이별하는 정한(情恨)의 맛이다.

 

바다에 포위되어 있는 지상.

드넓은 슬픔에 기쁨이 안겨 있다.

소금과 떨어질 수 없는 일상.

몸은 이미 이별에 절여 있다.

 

*그의 시는 시집 전체로 보면 좀 밋밋하다. 재료의 차이는 있지만 제조공법이,  시에 육체성을 입히는 방식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일테면 산문시 하나 없는 것이 이를 말해주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이 시는 좋다. 세상에서 제일 맛난 것이 소금이라는 전제도 그렇고 그런 소금에 짤짤한 맛이 이별의 맛이라는 인식으로 확장되고 그것이 '바다에 포위되어 있는 지상'까지 거더니 '몸은 이미 이별에 절여 있다'까지 간다. 그러니 노쇠되어 가는 육체라는 것은 이별을 향해 달리는 계속 짜게 되어가는 존재인 것 같다.오늘 아침 음식에 넣은, 빻은 소금인, 군 소금은 또 어떤 맛일까? 더한 이별의 맛이 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