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시집 이후 발표한 시

그빨로 끓어오르다 외 1편/윤관영

也獸 2010. 7. 24. 08:45

그빨로 끓어오르다 외 1편

윤관영

 

 

 飛騰 전의 절대시간처럼, 끓어오른다 죽은 듯 서 있던 목련이 알탄 같은 꽃촉을 내밀며 끓어오른다 내부의 소용돌이 출구를 찾는다 싱크대 창으로 내다보던 사내 손톱이 피어난다 얼락배락 자위 끝 받아낸 정액 같은 세정제 눌린 방울 담긴 세월 뚫고 끓어오른다 마누라 보고는 죽은 목련 같던, 담긴 세재 같던 사내가 마누라의 속옷을 널면서 야릇하게 피어난다 브래지어망 스타킹망 網網 레이스와 올의 망의 집 망은 지퍼가 생명 망으로 못 피었던 사내, 다짐처럼 접시를 손바닥으로 민다 옮겨 심은 목련이 비등점까지 민 세월과 처분만 바라던 세정제에게도 세월은 있었다고 거품이 인다 목련이 울컥 꽃숭어리 내밀 듯 참지 못 하는 입덧처럼 사내가 끓어오른다

 탈색되는 옷은 함께 못 빤다고, 빨래는 개키기가 더 어렵다고 사내가 지짐지짐 피어난다

 

 

 

空中 정류장

 

 

시골집에서 나와

羽化橋 앞두니 문자가 쏟아진다

번호 이동 핸드폰

문 기침 종 울리듯 울어 쌓는다

 

대기하던 문자들

하늘 空中의 어디

그 어디에,

 

날갯짓에 빠진 새의 가슴털이 잠시 머무는 곳일 듯한

육체를 갓 이탈한 영혼이 갈 곳 몰라 잠시 쉴 듯한

 

하늘 어딘가에 있을 성 싶은

목표를 향해 미사일처럼 날아오던 문자들이

파고들지 못해 동면하는 뱀처럼 뭉쳤던 문자들이

 

우화교 건너자 뱀 쏟아지듯

차창에 쏟아진다

 

핸들을 쥔 채 날개 잃고

쏟아진 문자의 자리, 그 허공을

백미러로 훔치고 … 훔치는

지체된 문자들의 純度

 

시골이란 말이 깊어지면서 멀어지고

터진다는 말이 떼새처럼

가도 가도 쫓아왔다

<다층> 여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