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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조그만 여인숙/김상미
也獸
2011. 1. 6. 15:54
바닷가 조그만 여인숙
김상미
아마도 그 여인숙은 이제 우리를 기억하지 못할 거야
그 사이 우리와 같은 연인들 무수히 다녀갔을
바닷가 조그만 여인숙
밤새 레이스자락처럼 부서지는 파도소리 들으며
고해하듯 사랑의 융단 위에 뜨거운 몸 한 겹 한 겹 벗겨내던
바닷가 불타는 소용돌이 같았던 그 집
아마도 그 여인숙은 이제 우리를 까마득히 잊었을 거야
그토록 단단했던 포옹 나이 든 세월처럼 느슨해지고
꺼지지 않을 것 같았던 도취 종종걸음 치며 달아나는
그때 우리들 사랑처럼
<시산맥> 겨울호
*시, 참, 좋,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