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시집 이후 발표한 시

비껴 빛나는 것들 외 1편

也獸 2011. 6. 16. 21:54

비껴, 빛나는 것들 1

윤관영

 

 

사골을 일차 고아 겉물을 버리는 것을 뼈를 튀긴다고 한다

간은, 잡는 것을 넘어 때린다고 한다

면을 찬물에 던져 치대면 젖 겨드랑이를 만지는 듯하다

익히면서 젓는 것을 면을 몬다고 한다

모는 거 거 좋아 연신 몰다 보면

면 불어터지는 것도 잊고 면 따라다닐 수 있다

불어난 물이 첫 물꼬 트는 거 같다

세계전도처럼 떠오르는 면발들

냉면 내는 것을 짠다고 한다

(, 짜다니?)

사리를 친다고 한다

자꾸 신이 나, 면을 몰고

짜고 겨드랑이를 치대다가, 고명에서

사붓 시치미 뗀다

냉면을 꼬아 긴 동아줄을 만들어 번지점프 한번 해볼까?

면처럼 가마 복판에 뛰어 들까나?

날 튀기고 싶을 때가 있다

뜨거운 물의 고압 세척기에 그릇을 씻는 것을 튀긴다고 한다

얼리기 전 조개를 살짝 삶는 것을 튀긴다고 한다

(바짝 구워달라는 주문이 꽤 되는 빈대떡) 일순

플래쉬처럼 터지고 마는 것들

 

월떡 날

튀기고 싶을 때가, 비껴, 있다

 

 

 

 

 

윤관영 부르기 2

 

 

사랑하기로 했다

 

김요일 출판기념회 가서, 2차 가던 중, 박후기가 관영보다는 관용이 낫다고 하자 부평동 498번지가 열렸다 김일의 박치기를 해설하던 맹관영 소리가 흑백으로 들리고 소년은 엎은 깔때기처럼 쌓인 쌀 앞에서 반 관짜리 국수를 사면서 목 매인 고양이를 보고 있었다 가닝아! -이 생활적, 사실적 변용- 가닝아! 노점 어머니의 사이렌 같은 소리, 벼슬 에 길 이 달려간다 벼슬은 무슨 벼슬, 청년은 제 이름자를 걷어찼다 법 과 클 와 딸을 못 낳아 돌림자 을 외자로 이름한 진부한 이름들은 말 들어 처먹지 않는 소대가리 같은 사내 놈들이었다 벼슬은 무슨, 자 거 괜찮은데, 버리려 해도 제 이름자는 방법이 없어서, 역시나 해몽, 시인도 벼슬이어서, 해몽 나름이어서, 진부는 무슨, 세상의 이모가 왜 이모인지 알게 해 준 간용도 좋고, 메일의 가뇽도 좋고, 過寧도 좋고 也獸도 좋다마는, 내 이름자 앞에 나무 한 그루() 永永한 날 오리니, 하여

 

내 이름을 사랑하기로 했다

어쩔 수 없는 끝, 내가 날 사랑하기로, 하여

후기한다

 <시선> 여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