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시집 이후 발표한 시
하늘이 쓰다/윤관영
也獸
2011. 7. 27. 22:08
하늘이 쓰다
윤관영
無字禁書, 라고도 한다 가로수는 붓을 거꾸로 들고서,
탐내 익히던 자들은 주화입마에 빠졌다 가지가 잘린 몽당연필 같은 몸으로,
차지하려던 자들은 다 죽었다 하늘에다 쓰는 중이어서, 날건달의 손에 들어가, 바람 내 도망가다 관 속에 숨어서, 숨어 숨죽이고 있다가 심심하던 차 더듬다가, 無字天書인 줄도 모르다가, 어둠 속에 접한 글씨가 진본이어서, 붓은 그냥 있고 하늘이 움직여 쓰는 글이어서,
기연은 기연을 불러서, 계속 집필 중인 진행 중인 글이어서,
무한정한 무자여서, 희대의 기물을 훔쳐 달아나다 氷魂棺에 들어서, 마침 여인의 관이어서, 우연히 또 체온으로 죽음의 잠에 빠진 절세미녀를 깨워서, 관은 접근을 거부하는, 지키는 이도 피하는 금기여서, 무주공산 …
절대무공의 경지를 천하 날건달이, 붓 흔들리는 대로 글이 되어서, 갈필 같은 가로수는 무자를 천서해서, 달리 … 금서가 무자가 천서가 우연
한 상 차려지는 중이시다
웹진 <시인광장> 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