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시집 이후 발표한 시

내 안에 감나무 한 주 서 있다

也獸 2012. 2. 8. 22:18

내 안에 감나무 한 주 서 있다

-조만 목사의 정년을 회억하며

윤관영

 

 

, 돌아가야 하리

서쪽의 머나 먼 곳, 서머나로

세파에 밀리고 밀려 멀어졌으나

파선의 끝에서 다다를 종착지인 그곳

친구이자 선생이요 아비인 그가 기다리는 곳

독신자黷神者인 나를 바닥까지 믿어 준 그가

감나무처럼 기다리는 곳,

그 서머나로 나 돌아가야 하리

탑신은 기울었으나

몸의 중심을 쳐 제 녹을 털면서

점차 맑디맑은 소리 내는 종처럼

눈빛 형형한 그가 기다리는 곳으로

, 돌아가야 하리

닳은 구판형 성경 같은 그가

반짝이며 몸 트는 수천 감잎 눈의 그가

기다리는 곳 서머나로

나 돌아가야 하리, 아직은

파선이 아니요

독신의 혓바닥 여전해 미루고 있지만

종내는,

가야 하리 그곳에

종내는

 

 <活泉> 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