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에 드는 시

뻘짓/박제영

也獸 2013. 7. 3. 12:59

뻘짓

    박제영

 

 

  나가 시방 일흔인디 그기 다 헛으로 묵은 기라 돈 법네 시 씁네 바꺁으로만 사십 년을 나댕겨부렀잖여 마누레고 자석이고 평생을 생과부로 생고아로 살았응께 타박을 받아도 싼 기라 그라도 남편이라꼬 애비라꼬 쪼까내지 안능 것만도 고맙제

 

  취한 노시인의 말이 비수처럼 꽂혔는데 어찌나 얼얼하던지요 집에 와서 잠든 아내와 딸을 와락 깨워, 이리 쪽 저리 쪼옥, 뽀뽀를 한참 해대고 나서야 얼얼한 게 조금 풀리더라구요

 

*시집 <식구> 출간을 감축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