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

러브 버그/권경애 시인 시집 표4

也獸 2015. 11. 6. 00:09

 

얇은 膜 같은 시다. 막은 매양 떨릴 뿐, 증폭이나 반전 따위를 전제로 하지 않는다. 권경애 시의 숫스런 특징이 예 있다. 김밥 할머니의 기부에 시인의 막이 떨리고 그 막은 ‘거울도 좀 보고 이쁜 사랑도 하고 맛있는 거 사 먹고 재미나게 살’았음 한다고 더 떨고는, 바로, 그 지점에서 멈춘다. 이런 발현은 시인의 시에 진정성을 더하는 동시에 감염력을 증폭시킨다.

섬세하고 어린 막, 막 웃고 반성하게 하는 순정성도 예서 온다. 폐건전지 통을 보고는 ‘- 아까 하느님께서 내 머리에/혀를 대보신 건/아닐까?’(『폐건전지』) 하는 자문이나 지독한 버그에 걸려도 좋으니 ‘…⋯그래도, 당신을, 정말, 사랑, 해도, 될까요?’(『러브 버그』) 하는 이 물음은 시인이 자신에게, 그리고 너와 나에게 부채질하는 막의 떨림이다. 그 막은 감염되지도 파열되지 않은 막인데, 그러나 그 것은 지랄총량으로 달려가는 폭탄 같은 막이다. 이는 더 기대해도 좋다는 시인 스스로의 전언인 셈이다. (시인/윤관영)

 

권 시인, 시집 너무 예뻐요. 깔끔해요. 물론 시도 좋구요. 축하드립니다.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