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시집 이후 발표한 시

솥에는 배꼽이 있다/윤관영

也獸 2021. 12. 13. 00:10

솥에는 배꼽이 있다

윤관영

 

 

밥솥이란 말처럼

따뜻한 말이 없다

뜨거워 뒤꿈칠 들었는데

입술이 먼저 가 훑어 먹는,

전기밥솥처럼 고마운 것이 없다

밥 장사 십 년인데도

이루 그렇다

제가 알아서 밥하고

뜸 들이고 안 태워먹고

보온까지 하고

, 안적도 그기 신기하고

고맙다 믿기지 않는다

밥솥, 솥단지를 들고

물기를 닦을 때

나는 느루 고냥

, 들어선

아내 배를 쓰는 듯하다

 

<시와반시> 가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