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고수대교 연가/윤관영

也獸 2022. 8. 24. 22:07

고수대교 연가

                     윤관영

 

 

그 애는 첫사랑

무릎 나란한 책 읽기를 맞갖아 했다

언젠가 그 애가 영혼(靈魂) 읽기를

난 왜 이 글자가 운괴(雲槐)로 보일까 했다

또 한 번은 정오(正午)를, 순간

오천(五千)으로 읽어 날 웃겼다

그 愛는 내 첫사랑

다리가 보이는 터미널 아래

낚시점 앞에서 눈주었던 첫키스

정오는 아니었고 자정 무렵이었다

고수대교는 그 자리를 고수하고 있고

그 애는 첫사랑 그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무릎 위에 책 놓은 애를 보면

한 번 더 보게 된다 남한강처럼

오천 년은 갈 영혼의 사랑

터미널에 가면 고수대교가 보이고

고수대교를 보면 내 늑골에 안쭝잡은

그 애의 영혼이 만져지는 듯해,

세워 둔 차의 열쇠를 확인하듯

내 갈비께를 더듬는다

 

가까이 내 갈비뼈

고수대교가 보인다

올라가면 雲槐층층 천동이요 좌회전하면

영영한 봄 영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