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윤관영 시인
- 코리아닷컴
- 드림위즈
- 마포구 맛집
- 다음
- 코로나 맛집 망원동 맛집 부대찌개 맛집
- 싸이월드
- 망원동 맛집
- 서교 맛집
- 네이트
- 하나포스
- 세이클럽
- 부대찌개
- 홍대 맛집
- 망원 부대찌개
- 윤관영
- 야후
- 네이버
- 부대찌개 맛집
- 맛집
- 토크
- 파워컴
- 망원 부자부대찌개
- 부자부대찌개
- 망원 맛집
- msn
- 아이러브스쿨
- 합정 맛집
- 카페
- 망원맛집
- Today
- Total
어쩌다, 내가 예쁜
四字聖語 본문
_四字聖語
최근에 몇 개의 사자성어가 크게 다가왔다. 오태환 시인의 책 『경계의 시 읽기』에서 본 것으로 기억에 남았다. 하나는 애이불상(哀而不傷)으로 사전적 의미는 ‘슬퍼하되 정도를 넘지 아니’하는 것으로 ‘슬픔을 사사로운 슬픔으로부터 맑게 침전시켜 객관적 슬픔으로 승화시킨 데서 유로되는 정조로 해석한다’고 나와 있다. 나는 이 말을 시에 있어서 감상으로 떨어지는 것을 경계하라는 말로 읽었다. 다른 하나는 낙이불음(樂而不淫)으로 ‘즐기기는 하나 음탕(淫蕩)하지는 않게 한다는 뜻으로, 즐거움의 도를 지나치지 않음을 뜻함’다고 나와 있다. 시마(詩魔)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는 뜻일 수 있으나 관능적인 시일수록 관능의 냄새가 나지 않아야 한다는 말로 알아들었다. 물론 나의 해석이다. 공히 이 두 사자성어에는 <환기된 서정의 중요성>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것이 애(哀)든 낙(樂)이든 삭혀 걸러진 것이어야 한다 말.
시의 형상화와 관계된 사자성어로 날 후려친 것이 있으니 바로 입상진의(入象盡意)다. ‘형상을 세워서 나타내려는 뜻을 전달한다’는 뜻으로 바로 시에서의 形象化의 다른 말이 아닐까 한다. 의미를 돌려 말하는 이미지가 입상진의의 주축이다.
최근에 개인적인 체험으로 각인된 사자성어로 낙선사례(落選謝禮)라는 말이다. 어렸을 적 선거직후 꽤 보았던 글귀로 요즘은 볼 수가 없는 말이다. 낙선사례라는 말은 말 그대로 풀이 하자면 낙선한 것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한다는 뜻이다. 이 말은 자신을 지지한 사람에 대한 인사이자 또한 패배하게 만든 사람의 가르침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한다는 뜻이니, 실로 쓸 수 없는 - 절대 낙선할 만한 사람이 아닌 고매한 인격의 소유자나 쓸 수 있는 말이아닌가 한다. 최근에 나는 낙선을 했다. 처녀시집 『어쩌다, 내가 예쁜』을 내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우수도서로 최종심까지 가서는 떨어지는 다섯 명에 들었다. 어떻게 나는 떨어지기만 하냐는 자탄도 있었고 재수 없는 놈이란 생각마저 들었다. 당시에 그랬다. 이제 분노의 결도 죽어 시에 결곡한 마음으로 낙선사례(落選謝禮)를 올린다.
나는 기계지심(機械之心-간교하게 속이거나 책략을 꾸미는 마음)을 버리고 회사후소(繪事後素-그림 그리는 일은 흰 바탕이 있은 이후에 한다는 뜻으로, 본질이 있은 연후에 꾸밈이 있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의 마음으로 시 자체에 전심전력(全心全力)해야 한다.
가장 경계해야 할 마음인 기계지심(機械之心 )은 창작 이전이고 애이불상(哀而不傷)과 낙이불음(樂而不淫)은 창작시 경계해야 할 마음이다. 시 창작은 회사후소(繪事後素) 후에 입상진의(入象盡意)를 세워야 좋은 시가 탄생한다. 내겐 정말이지 四字의 聖語 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