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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에 드는 시

혼자 먹는 밥/이영식

也獸 2012. 6. 21. 16:16

 

혼자 먹는 밥

                이영식

 

 

 

창밖엔 송이눈 내리고

가정식백반집 홀로 받는 저녁상이다

 

나잇살 먹는  것보다

혼자 먹는 밥이 더 사무치는

중늙은이 앞에

 

神託처럼 놓인 밥

 

수저 부딪는 소리와

젓가락 달그락거리는 소리뿐

말 섞을 누구 하나 없다

 

그래도 빵이 아니고 밥이라

사리처럼 빛나는 밥알들

 

'방이라는 말은 단수가 아니라 복수란다'

 

하늘의 말씀

소복이 내려 어둠 너머 쌓인다

 

*시집 <休> 출간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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