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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통신

[망원 맛집] 부자부대찌개, 굴밥?

也獸 2014. 5. 3. 15:36

 

 

 

굴밥?

 

 

아침에 일어나면 자전거를 타고 농협으로 간다.

나의 올 봄은 자전거와 더불어 갔다. 꽃 아래 서 보지도 못하고 꽃 그늘 아래를 자전거와 함께 지나갔다. 자전거를 세우고 사진 찍을 정도로 한가하지 못해서 핸드폰 사진도 못 찍는 봄날이 갔다.

 

 

야채와 과일 장 보러 가서는 바나나를 샀다. 내가 바나나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아들놈이 그나마 먹는 과일이 바나나여서 샀다. 쑥갓과 팽이버섯, 판두부와 콩나물, 감자를 사서는 식자재 가게에 갔다. 주문을 하고 계산을 하려 섰는데, 사장이 말했다.

 

 

“갑자기 <굴밥>은 뭐예요?”

 

 

나는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금방 눈치 챘다. 시인축구단 글발의 잠바를 시인협회의 협찬으로 맞춰 입었는데, 그 새긴 글씨 보신 거였다. 얇고 밝아서 입을 철이었다. 굴밥, 굴밥~

 

 

그래, 공도 차야지, 장사도 장사지만, 그 순간 영주 역전 근처의 굴국밥집이 떠올랐다. 당시 영주공공도서관 제자들과 갔는지, 영주의 김승기 시인하고 갔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여러 차례 갔는 것도 같으고) 그 굴국밥집이 생각났다.

 

 

그래, 먹고 이 봄을 확실히 건너자, 굴밥으로 말이다. 가게로 왔다 자전거를 몰고서는! 굴밥, 굴밥, 이 말이 떠나지를 않는다.

 

 

와서는 점심 준비하는데, 어머니가 주고 가신 미나리에는 내가 심어놓았던 왕벚꽃 이파리가 들어 와 있어서, 그것도 많이 들어있어서, 건져내다가는 울컥했다. 이렇게 봄을 건넌다. 굴밥은 몰라도 굴짬뽕이라도 먹으러 가야겠다. 성산동 팬더초마로 갈까? 으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