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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내가 예쁜
뒷문/김희업 본문
뒷문/김희업
어머니는 홀로 브래지어를 풀지 못한다
문이 많은 어머니, 생산을 해내던 곳간도
굳게 닫힌지 오래
그만큼 먼 시간의 門 지나왔다
어머니는 브래지어 뒷문을 어떻게 닫았을까
브래지어를 풀도록
호락호락하지 않는 어깨
"침봐 주는 한의사 때문"이라며,
평소 안 하던 브래지어를 한 어머니
그 순간 여자로 환생 한다
젖을 달라고, 밤낮으로 어머니의 잠결 파고들어
문 두들겨 대던 자식 다섯은,
뒷문 열어 놓은 채 슬금슬금 빠져 나갔다
뒤늦게 뒷문 꼭 걸어 잠그는 어머니
나는 브래지어를 풀어
바닥에 놓는다
제법 탐스러운 둥그런 무덤이다
드러난, 말라붙은 젖가슴
태어나 처음 본 듯, 나는
새삼스럽게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자신의 무덤 번쩍 들어
한쪽으로 옮기는 칠순의 어머니
이다음에,
천국의 뒷문
홀로 닫을 수 있을는지
뒷문은 뒷문이 서늘해 본 자만이 감지할 수 있는 문이다. 뒷문이 많이 오래 아파본 자여야 남의 뒷문도 느끼고 안다.
그리고 그것이 어머니의 뒷문일 경우, 현재적으로 어머니와 살아야 그 실감을 실감할 수가 있다. 왜냐, 어머니의 변화는 크게 보이는 것이 아니기에 그렇다.
침놔 주는 의사는 그러니까, 어머니의 뒷문 단속의 일시적인 계기를 마련해 주는 인물이다. 어머니로 하여금 여인으로 돌아가게 하는 매개체다. 고마운 사람인 게다.
나의 경우 어머니와 사는 것은 장남이라는 이유 때문이지만 그건 호사이기도 하다. 김 시인은 그런 어머니로 인하여 젊은 어머니의 과거로 돌아가면서 뒷문으로 달아난 형제 자매에 대한 회상에 이른다. 빠져 나가서 이제는 특별한 이유로 청해야 오는 존재들로 나앉았다.
사랑하는 이에게 등을 허용하는 것처럼 어떤 이의 뒤는, 뒷문은 그 사랑의 깊이로, 아니 사랑의 깊이만큼 온다.
시집 <칼 회고전> 중에서 / 시집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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