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토크
- 다음
- 부자부대찌개
- 파워컴
- 하나포스
- 합정 맛집
- 코로나 맛집 망원동 맛집 부대찌개 맛집
- 코리아닷컴
- 맛집
- 망원 부대찌개
- 부대찌개
- 윤관영
- 싸이월드
- 홍대 맛집
- 네이버
- 망원 맛집
- 아이러브스쿨
- 야후
- 세이클럽
- msn
- 윤관영 시인
- 카페
- 망원맛집
- 망원동 맛집
- 드림위즈
- 마포구 맛집
- 부대찌개 맛집
- 망원 부자부대찌개
- 서교 맛집
- 네이트
- Today
- Total
어쩌다, 내가 예쁜
물결종이/김충규 본문
물결종이
김충규
물고기가 수면에 잠들어 있다
강이 물결종이로 어탁魚拓을 하고 있는 중
아득한 허공 너머에 사는 어떤 신神이 내려와
내 몸에 먹을 칠하고 탁본 뜨는 상상,
그러나 신神을 만난 적이 없으니 공허할 뿐,
이 세상에서 나를 가장 아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탁본을 떠 달라고 부탁할 수도 있을 텐데
그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므로 몽롱할 뿐,
강물로 씻어내는 내 몸의 비린내가 사방으로 번질 때
그 비린내 맡고 가장 먼저 달려오는 사람에게 탁본을 맡겨도 될 것
그럴 것 없이 차라리 강에게 맡기는 건 어떨까
강이 햇빛먹을 칠한 내 몸에 부드러운 물결종이를 대고
탁본 뜨는 상상,
물결종이에 탁본이 된 내 몸이 강 위에 둥둥 떠다닐 때
그때는 내가 일생동안 강을 탁본 뜨기 위하여
내 속의 어둠 덩어리를 꺼내 먹으로 갈지 않을지
*시집 [아무 망설임 없이] 상재한 것을 축하합니다.
*김충규의 시는 강과 그 강이 말라 올린 구름과 그 구름이 비 되어 내린 것이 순환이 계속적으로 된다. 물론 그 과정에는 강 속의 물고기도 있고 하늘 위에 달도 있고 달 아래 숲도 있다. 여기서 숲은 유일하게 그의 시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지대이다.
그의 시는 우울하며 습기가 많고 우중충하다. 긍정적이고 밝지가 않다. 물론 긍정적이고 밝은 것이 좋다는 의미는 또한 아니다. 좀 지나치게 염세적이라고나 할까, 그렇다. 그러니까, 비판적이고 비관적인 부분마저도 긍정을 위한 어떤 단계가 아니라 그 자체가 절망이다. 오죽하면 자신의 남근을 잘라 던져버린다, 고 할까.
그의 시 중에서 숲에 귀를 두고 나오는 것을 형상화한 작품이 와닿았었는데, 위의 이 시는 시의 성공여부를 떠나서 상상력이 밝고 기발해서 내게 와닿은 작품이다. 엄밀하게 시로만 따지자면 다른 두 작품이 있을 수 있겠으나 나는 관점의 새로움과 그의 시적 특징이, 그의 바람이 경쾌하게 드러난 이 작품을 아주 좋게 보았다. 그의 시는 강 자체에 몰입할 때 이상하게 좋은 시가 되는 것 같다. 스스로 상상 이라고 하면서 아주 부드럽게 이어서 깊게 나간다. 나중에서 자신이 강의 탁본을 뜬단다. 재미있지 않은가. 그래서 이 시가 난 좋다.
'맘에 드는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검은 보자기를 들추다/홍승주 (0) | 2010.03.05 |
---|---|
흰 소의 울음징채를 찾아/정숙 (0) | 2010.02.16 |
제일 맛있는 거/설태수 (0) | 2010.01.29 |
가을 저녁/임재춘 (0) | 2010.01.03 |
비슷한 것들은 발기 되지 않는다/한영숙 (0) | 2010.0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