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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내가 예쁜
당신이 떠나간 후에, 데낄라는 43°/김영찬 본문
당신이 떠나간 후에
김영찬
살구나무 아래에는 무엇이 있나
무엇이 남나
살구꽃 핀 살구나무가지 사이 꽃구름은 흘러
시간은 빠르게, 서둘러 지나가버리고
살구꽃 하르르~ 하품하듯
꽃잎 떨어진 그 자리
―차양모자 아래에는 무엇이 남나
그것이 궁금하면 왜 진즉 살구나무 아래로 가서
손 내밀지 못했나
살구나무 그 아래에는 무엇이 남아 있어야 하는 거냐고
우리들의 하얀 손금에는
무엇이 새겨져 있어야 맞느냐고
왜 진즉 젖은 입술 촉촉할 때
물어보지 않았나
지나고 난 일 지워져 없는 대로 따져 묻지 않아도
살구나무 살구꽃 진 그 자리에 가면
살구나무 그늘만 있지
당신이 떠난 후에도 무채색 그늘만 남아 있지
데낄라는 43°
멕시코, 멕시코 숲에 갔을 때
유칼리나무 아래 기다리기로 한 여인은 춤을 추지 않았다.
부챗살 환한 시간 터트려
육두구 열매 진한 향기 노을 풀어놨지만
유칼리 그늘 푸른 밤을
치마폭에 감싸기로 한 여인은 끝내 춤 안 추고
옷 갈아입지 않았다.
함부로 쏟아지는 달빛 탓이라는 변명을 듣고는 싶은데
그날 따라 밤하늘은 모든 별을 한꺼번에 쏟아내
꿈속마다 눈 시리고
어둠에 익숙한 새들은 숲속 멀리 솟구쳐 날아올라
층적운 높은 둥지를 트는 멕시코
멕시코의 모든 밤이 선인장 뿌리마다 깃들어
독한 술을 빚는 밤
발코니 창가로 나온 여인은 검은 머리 땋아 내릴 뿐,
곤드레만드레~ 술독에 빠진 나는
여인의 머릿단을 잡고 달빛 층계를 오르다가
휘청~ 쓰러졌는데
그때마다
유리병 속에서 나온 맨몸의 여인은
이름 모를 항구의 흐른 불빛 아래 나를 눕혀
아찔한 입술 풀어주었지
*김영찬 시인이 중얼거리는 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그것이 경쾌하고 발랄해서 결말부분에 오면 아슬아슬한 느낌을 주는 시들이 있다. 이 두 편의 시-당신이 떠난 후에, 데낄라는 43°-는 그의 입담과 서정이 조화된 좋은 시가 아닌가 한다. 그의 재담을 드러내는 좋은 시로는 「내 생의 아비뜌드, 평택항」이 있지만 맘적으로는 이 두 편의 시에 끌린다.
*시집 『투투섬에 안 간 이유』 상재를 축하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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