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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에 드는 시

버리긴 아깝고/박철

也獸 2013. 6. 20. 15:24

버리긴 아깝고

                  박철

 

 

일면식이 없는

한 유명 평론가에게 시집을 보내려고

서명을 한 뒤 잠시 바라보다

이렇게까지 글을 쓸 필요는 없다 싶어

면지를 북 찢어낸 시집

 

가끔 들르는 식당 여주인에게

여차여차하여 버리긴 아깝고 해서

주는 책이니 읽어나 보라고

 

며칠 뒤 비 오는 날 전화가 왔다

아귀찜을 했는데 양이 많아

버리긴 아깝고

 

둘은 이상한 눈빛을 주고받으며

뭐가 서로 맛있는 것을

품에 안은

그런 눈빛을 주고 받으며

 

*시집 <작은 산> 출간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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