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내가 예쁜

이스 탄 불 외 1편/윤관영 본문

두 번째 시집 이후 발표한 시

이스 탄 불 외 1편/윤관영

也獸 2015. 12. 15. 08:57

 

 

이스 탄 불 外 1편

윤관영

 

 

굴뚝?

담배연기가 오르는 굴뚝이라면

無간판,

냄새가 맨질맨질해진 비린내라면

왕골발 들추면

거기 납작한 해수어 몇 마리 뵈고

타다 만 탄불에,

써금써금한 뜰채가 있는 변방이라면

깨진 썬팅, 찔러 넣는 잠금쇠에

테이블이 두어 개, 떨어진 비늘 같다면

훅, 훅, 국경선 난민 마을

밀면 같을 수도 있겠습니다

분꽃이 달렸습니다 벽돌화단에

無메뉴판, 녹이나 지운 회칼이 보인다면

(애시당초 검색되지 않는,)

주당에, 반벙어리라면

이십여 년 갈아 쓴 무쇠회칼 같다면

꽁초가 불쏘시개처럼 모아 있다면

 

 

차마 굳은 그 방식 되시겠습니다

 

 

당신? ……

 

 

사랑 나눔 발전소

 

 

 

단풍 관광 버스 속이었다

이미 단풍 같은 얼굴들이었다

단풍 넘은 남자들이었다

모든 남자들이 좋아하는 여자, 다섯 글자로 줄이면?

한 여자는 멍청한여자랬다

시키는 대로 다 하니까, 마이크를 안 놨다

꽝~ 구멍 났다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를 모르다니 남자들은 어안이 벙벙

어떤 여자가 말했다 속좁은여자, 한 남자는 뜨끔했다

손은 주로, 여자들이 들고 뛰었다

잠시잠깐의 소란 뒤,

질좋은여자

질긴 고무장갑이 낙점되었다

버스는 꽝 나지 않고 꽝꽝 달렸다

달릴수록 여자들은 푸르게 물들어 갔고

남자들은 낙엽이 되어갔다

살아 보니 남는 것은, 착한여어자

한쪽이 비어있었다 여자가 아니었다

속좁은여자는 남의 남자에게나 좋았고

질좋은여자는 바깥 풍경 같고

남자는, 멍청한여자, 속삭였다 없으면

 

 

반본전, 휴게소에 도착하였습니다

 

 

풍경이 지나가자

빼도박도 못하는 여자가 있다

빼도박도 못하는 여가가 된다

<시와세계>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