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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내가 예쁜
문학의 밤/이상국 본문
시집을 몇 권 선물 받았다.
그 중 한 권이 이상국 시인의 “뿔을 적시며”이다.
그 시집을 다 읽고 가장 마음이 남는 시가 ‘내 이름은 문학의 밤’이다.
여러 이유가 있고 또 다른 좋은 시가 있으나 이 시가 가장 남는 것은 무봉이다. 꾸민듯한 느낌이 하나도 안 들고 자연스러우며, 거기에 진정성이 묻어 있고, 또 그 시인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것 같아서이다.
내 이름은 문학의 밤
이상국
내 이름은 문학의 밤입니다
친구들 모임 같은 곳에 가서
누군가 “어이, 문학의 밤, 한잔 받아”하면
나는 “미친 녀석”하면서도 덥석 잔을 받습니다
나의 앨범 속에는 유난히 밤이 많습니다
별이 빛나던 밤이나 눈보라 치던 밤 혹은
너 아니면 죽고 못 살던 밤
그리고 시체 같은 밤도 있었으나
나는 그냥 어둑한 길을 혼자 걷는 밤이 좋았고
그러다가 나도 모르게 문학의 밤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아무리 부지런해도 아직
문학의 아침이나 문학의 저녁은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문학은 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문학의 밤’은 ‘문학은 밤’과 같은 말이어서
시인들은 대체적으로 좀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차마 잊지 못하는 밤이 있는가 하면
기억하고 싶지 않은 밤도 있게 마련입니다
많은 밤들이 물결처럼 왔다가는 스러져가고
나에게는 문학의 밤만 남았는데
아직도 그 어둑한 길을 혼자 다닌다고
친구들은 일부러 즐거운 술잔을 건네는 것입니다
나는 문학의 밤입니다
이 시인은 가령 정치적인 시에서는 그 모양새가 잘 안난다. 아마도 천성인 것 같은데, 가끔 돌출되는 것을 보면 그것도 천성인 것 같다. 많이 인용되어 많이 본 시지만 이 시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