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내가 예쁜

斷食後/서정주 본문

맘에 드는 시

斷食後/서정주

也獸 2025. 1. 31. 21:23

斷食後

서정주

 

 

내 오늘은

雲母 床石의

祭器처럼 와 앉아

 

내 山 앞, 젊은

百日紅 떼 웃음을

물 대듯 가슴에 대어 오고 있음이여.

 

물 대듯 가슴에 대어 와서는

또 한그루 갓 피운 꽃둥지가 돼

우수수히 그댈 향해 밀려 가고 있음이여.

 

四月달 초파일날

燃燈 불 켜 가듯

켜 가곤, 켜 가고, 켜 가고 있음이여.

 

내, 오늘은

너 가까운 시골에 와 앉아,

雲母 床石의 祭器처럼 와 앉아,

 

山꿩 가듯 너의 집을 찾아가고 있음이여,

갈밭 가는 소리를 하늘에 내며

찾아가고 있음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