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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내가 예쁜
국숫집에 가는 사람들/윤관영 본문
국숫집에 가는 사람들 外 1편
윤관영
혼자 먹어도 좋은 게 국수다
상심한 사람들은 국숫집에 간다 불려, 국수를 먹는다 울기를 국수처럼 운다 한 가닥 국수의 무게를 다 울어야 먹는 게 끝난다 사랑할 땐 국수가 불어터져도 상관없지만 이별할 땐 불려서 먹는다 국수 대접에 대고 제 얼굴을 보는, 조심히 들어올려진 면발처럼 어깨가 흔들린다 목이 젓가락처럼 긴 사람들, 국수를 좋아한다 국수 같은 사랑을 한다 각각인 젓가락이 국수에 돌돌 말려 하나가 되듯 양념국수를 마는 입들은 입맞춤을 닮았다 멸치국수를 먹다가 애인이 먹는 비빔국수를 매지매지 말기도 하고, 섞어서 먹는다 불거나 말거나 할 말은 사리처럼 길고 바라보는 눈길은 면발처럼 엉켜 있다 막 시작한 사랑은 방금 삶은 면과 같아서 가위를 대야 할 정도의 탄력을 갖는다 국수는 그래서 잔치국수다 (라면을 먹는 사람들도 있다)
사람들은 사랑이 곱빼기인 사람들은 국숫집에 간다 손가락이 젓가락처럼 긴 사람들,
국수는 젓가락을 내려놓았을 때서야 그 빈 그릇이 빛난다
가로수와 교차로와 벼룩시장과
손가락은 가래떡 같았다
핸들에서 옅은 피 냄새가 풀려나왔다
가로수 아래를 지나가는 자전거
페달이 밟힐 때마다
솥에 퍼 담기는 쌀 소리가 났다
손가락은 당구공을 잘 재지 못했다
알탕 7,000원을 일당 70,000원으로
수선을 수산으로 읽던
자전거 위의 손가락
가로수가 보이면 교차로가 나왔고
교차로에는 벼룩시장이 있었다
언덕을 오를 때
당구공을 쥔 듯 힘을 줄 때
손가락은 가래떡처럼 늘어났다
죄를 자청한, 손 붉어질 때마다
마술처럼 음식이 튀어나오곤 했다
핸들에서 풀리는 피 냄새는 가로수 몫이었다
자전거 길 따라 열 지어 섰다
붕대를 감았을 땐, 페달을 밟을 때마다
손가락이 늘어나면서 연줄처럼 춤추며
구름 속으로 올라갔다
가로수가 보고는 피 냄새를 따라
제 키를 자꾸 키워 나갔다
삭발한 그늘 아래로 가래떡이 붕장어처럼 지나간다
쌀 푸는 소리를 내면서
<시와경계> 2012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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