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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내가 예쁜
손이 된, 손이었다 외 1편/윤관영 본문
손이 된, 손이었다 외 1편
윤관영
쌀알을 손가락으로 살살 젓던 손이었다
쌀눈이 떨어질까 겁내던 손이었다
치대는 것의 의미를 알기까지
긴, 손가락이었다
쌀이 밥물을 빨아들여
스스로 불리는 그 시간
짧으나 긴 시간,
느끼는 손이었다
담근 쌀에 오른손을 얹어
비난수 하는 손이었다
세상을 모든 내를 덮는 쌀 익는 밥내
그 김을 만질 수 있는 손이었다
굴뚝 연기가 하늘에 닿는 길을 열 듯
밥김으로 지붕을 얹고
연기에 나는 눈물조차 뜨물을 닮아가는,
쌀눈을
물의 손금을 닮아가는,
솥 같은 손이었다
전복을 살짝 건드리니까
움직임을 멈추고 따개비처럼 움직일 줄 몰랐다 허공에 있는 인절미는 자르기 어려운 법, 석굴처럼 붙어 있는 줄만 알았던 전복에는 입도 있고 더듬이가 있었다 회를 떠도 몰랐던 부위가 유리에 붙어서는 움직이는 줄 모르게 움직인다 손으로 제 젖뿌리를 쥐고 젖을 죽죽 늘여서는 상대를 감고 죄고 당기고 패대기치고 하던 신공의 여고수가 있었다 칼로 내리쳐도 젖은 상하지 않고 외려 칼이 튕겨 올랐다 칼이 자르는 속도보다 빨리 퇴각하고 칼이 내빼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밀쳐내는 것 같았는데, 그 탄력의 힘 같았다 죽을죄도 용서받을 것 같은 공격, 전복 한 접시만 내놓으면 용서받을 것 같은 공격, 감당치 못할 분노가 일어 순식간에 머리가 하얗게 쇠는 경우가 있다 해도, 저 전복은 느리기만 하다
간지럼 먹이는 것이 최대방어임도 알겠는, 뭔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듯 여적 따개비처럼 있는 저 전복
<시와세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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