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 하나포스
- 망원 부자부대찌개
- 서교 맛집
- 윤관영 시인
- 부대찌개
- 망원 부대찌개
- msn
- 망원 맛집
- 싸이월드
- 코리아닷컴
- 홍대 맛집
- 아이러브스쿨
- 부자부대찌개
- 다음
- 망원맛집
- 세이클럽
- 카페
- 부대찌개 맛집
- 합정 맛집
- 맛집
- 네이버
- 망원동 맛집
- 드림위즈
- 토크
- 파워컴
- 마포구 맛집
- 네이트
- 윤관영
- 야후
- 코로나 맛집 망원동 맛집 부대찌개 맛집
- Today
- Total
어쩌다, 내가 예쁜
사과합니다/이제야 본문
사과합니다
이제야
안부가 궁금하다는 말로 우린 만났습니다. 당신은 참 착하게 안부에 답했습니다. 요즘엔 이런 제철과일이 나왔고 비에 과일 계급이 높아졌다면서요. 나는 과일 맛도 모릅니다.
오래 못 만났다는 말로 우린 만났습니다. 당신은 참 정직하게 시간에 답했습니다. 몇 번의 밤을 보냈는지 답했고 벌써 10일이구나 손으로 셌습니다. 나는 3일까지 세다 말았고요.
근처에 왔어, 들른다는 말로 우린 만났습니다. 당신은 참 성실하게 거리에 답했습니다. 지하철역 2번 출구보다 3번 출구 육교를 건너는 게 낫다면서요. 나는 가던 길로 가렵니다.
밥 사달라는 말로 우린 만났습니다. 당신은 참 푸짐하게 양에 답했습니다. 파란 얼굴에 좋은 보석 밥과 꽃 반찬을 얹어주면서요. 나는 미안하게도 좋은 것일수록 바로 소화합니다.
시간이 괜찮다는 말로 우린 만났습니다. 당신은 참 세밀하게 초심에 답했습니다. 달 얼굴이 더 깨끗해질 때까지 차를 마시자고요. 나는 달 대신 형광등에 얼굴을 비춥니다.
다음은 무슨 말로 만났느냐고요. 그만하렵니다. 배도 안 부르고 시간이 흐르지도 않습니다. 계속 밤이었고 맛을 몰랐고 달은 어두웠고. 외로운 두 개의 팔이 네 개가 되려고 애쓰는, 만남 앞에 근거가 뱉어져야 하는, 그런 무책임한 두괄식 만남은 그만하겠습니다.
중심문장만 있었네요. 혼자여도 진실만 말하는 것이 낫겠습니다. 나는 자꾸 사과합니다.
<애지 신인문학상> 당선작
*부대찌개나 먹으려고 우린 만났습니다. 의미를 두지 않으면 맛있습니다. 하하
'맘에 드는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섹스보다 안녕/김도언 (0) | 2013.01.27 |
---|---|
지도를 찾아서/김주대 (0) | 2013.01.27 |
미늘/박주하 (0) | 2013.01.15 |
아이의 마음 (0) | 2012.10.04 |
혼자 먹는 밥/이영식 (0) | 2012.06.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