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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에 드는 시

초대/박분필

也獸 2013. 8. 5. 17:44

 

초대

     박분필

 

 

꽃샘바람이 꽃샘바람을 데리고 와

덕유산 통나무집 너와지붕을 난타하고 있습니다

 

봄눈이 봄눈을 불러 모아

지붕을 붕대로 하얗게 감고 있습니다

 

백버짐 낀 물박달나무 가지와 가지가

하얀 붕대를 풀고 있습니다

 

너와지붕 위에서 놀던 햇살이 햇살을 손짓하더니

햇살과 햇살이 빛, 빛을 산란하고 있습니다

 

통나무집 지붕아래 예쁜 다락방이 있습니다

유리컵에 꽂은 생강꽃이 말문트기 시작했습니다

 

당신, 여기 오실래요?

오늘밤은 꼬박 꽃담을 나누고 싶습니다

 

*시집 <산고양이를 보다>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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