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내가 예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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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에 드는 시

세상의 모든 2절/이화은

也獸 2014. 2. 13. 14:56

세상의 모든 2

이화은

 

 

<동백 아가씨>

<연분홍 치마>2절이 좋더라

 

1절에서 겨우 목청 푼 슬픔이

2절에 가서야 시리게 늑골로 스며들지요

 

산길 가다보면 가슴에 이름표 매단 나무들

이름 밑에 간단한 약력도 곁들였는데요

국수나무1절이라면

장미과이름보다 조금 낮은 목소리가 2절이지요

1절의 그늘에 살짝이 숨어 하고 싶은 말 다 하는 게 2절이지요

속치마 바람에 맨발이 부끄러운 백목련 꽃말 같은 거지요

사랑도 2절이 좋다는 말에 반짝 이슬 같은 당신은

2절의 사랑까지 아프게 다녀온 사람이지요

 

당신은 분명 장미과예요

 

*시집 <미간>의 출간을 감축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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