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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내가 예쁜
속아야 속는다/윤관영 본문
속아야 속는다
윤관영
양념장에 바나나를 넣으면 좋다
귀가 섰다
부드럽게 녹은 그 맛
단호박을 순장시키면 좋다
귀가 움찔했다
나는야 조리사
그 단단한 부드러움을 국물로
물 좋다는 거
그거, 그거, 그거
바나나로 국물을 내봤다
단호박으로 국물을 내봤다
단호하게 내가 속는 지경이 되어야, 속을만한
맛이 된다
벗기면 양파
터지는 바나나, 펑퍼짐한 단호박
그저 통짜배기일 때가 진짜다
그래, 순장이다
내가 속는다
물 좋다
그거, 그거, 그거어
<시와세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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