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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내가 예쁜
명당/이병초 본문
명당明堂
이병초
꼭 한 자리가 있다는디
황방산으는 멩당이 읎다고, 눙깔 빼기 하자고
설사 멩당이 있다손 치드래도
죽은 뼉다구가 무슨 심이 있어서
후손들헌티 복을 주것냐고 개좆 물디끼 넘들이사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어 쌓지만
고것들도 속은 탱탱 불었을 것잉만
잘 쓴 묘는 뼉다구도 읎고 물만 찰랑찰랑 혀서
자손만대가 떵떵거린다는디
묫바람 잘못 불먼 집안이 절구난다는디
황방산 보지바우 밑 오목헌디라등가
움푹 꺼진디끼 도톰헌 디라등가
꼭 한 자리 있다는 거그예
지 멩줄 재촉혀서라도 들어가고 자퍼서
꿍꿍이깨나 생담배마냥 타들 것잉만
누런 삽살개가 달을 보고 짖는 밤이먼
그림자 지는 허고 많은 산자락 중에
삽살개 주딩이 겉은 산 그림자 하나가
달을 꽉 깨물디끼 시늉허는 거그
거그가 바로 풍수책에도 적혀 있다는 황방폐월黃尨吠月
거그가 바로 물만 찰랑찰랑헐 만고 멩당이라는디
끄니끄니 새소리 바람소리 살갑고
달빛도 별빛도 밤마다 맨살을 떨어쌓는
보지바우 밑에 똑 보지겉이 백힌 자리라는디
이병초 시인이 간간히 발표하는 시를 보면서 나는 개인적으로 그닥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구어에 의존하는 시는 현장감을 불러와 감염력은 크나 감정의 절제와 더불어 깊이를 갖기 어려워 생명력이 길지 못하다는 생각에서 였다. 그런데 이번에 출간한 시집 『살구꽃 피고』(작가)를 읽고는 내가 읽은 시는 발표의 부분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가난과 유년의 풍경을 불러낸 구어의 시와 더불어 서정적인 시편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한 권으로 시집을 읽는 즐거움을 안 계기가 되었다.
시집에서 재미있게 읽고 또 좋다고 생각한 시가 위에 시 「명당明堂」이다.
옛날 어떤 어질고 총명한 여왕이 적군이 쳐들어왔다고 하자 적군이 쳐들어온 곳을 물었다 한다. 답하자 그는 순하게 웃으며 그 주변에 병사를 그냥 배치할 것을 명하였고 적군들은 포로가 되었다. 그 이유를 물은즉, 그곳은 여성의 심벌처럼 생긴 곳이 아니냐 그곳에 들어가서는 죽지 않고는 나올 수가 없느니라, 하면서 웃었다 한다. 여왕이 그런 것을 잘 안다는 것에 어떤 혐의를 둘 수도 있지만 아무튼 황방폐월의 자리는 ‘속은 탱탱 불’은 자리로 ‘뼉다구’도 녹아 나와 ‘물만 찰랑찰랑한’ 자리다.
달빛이 밝은 때는 바로 배란기에 해당하는 때, 당연히 ‘새소리 바람소리 살갑고’ 또 ‘달빛도 별빛도 밤마다 맨살을 떨어쌓’지 않을 수 없는 때다. 그러니 누런 삽살개가 만월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는 때다.
여인의 몸을 두고 명당의 여러 자리를 말할 수 있으나 들어가 죽을 자리는 딱 한 자리다. 다른 자리는 거치는 관문일 뿐이다. 구어의 거침없는 자연스러움으로 인해 따로 익히 말하기 껄끄러운 ‘보지’라는 말이 거부감 없이 읽힌다. 그것이 이 시의 힘이자 개성이다.
이 시로 해서 ‘지 멩줄 재촉혀서라도 들어가고 자픈’ 황방들이 생담배 깨나 태우겠다.
시에서 ‘맨살을 떨어<쌓>’ 자는 오자 같다. 만약 ‘맨살을 마구 떤다’는 의미로 떨어서 ‘쌓아올린다’는 뜻이 아니라면 ‘ㅎ' 자는 구어에 맞게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