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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내가 예쁜
산에는 말들이 산다 외 1편 본문
산에는 말들이 산다
윤관영
이 산에는 ㅕ와 ㅑ가 산다 등성이에는 ㅠ가 있다
할배가 ‘워뗘, 할겨?’ 하면 할미가 ‘그류, 벌써, 헌겨?’ 되묻는다는 속설처럼 ㅕ는 버섯 나는 산 그림자 쪽 태생이다 ‘야’는 양지인 ‘하까?’의 메아리다,
부엽토 같은 내와 국수마냥 녹은 장국 같은 말이 ‘개국 혀유?’다 산의 품은 사각팔방 땅을 지배하고 하늘과 통하는 靈山 구름을 허리춤에 두른다 竹嶺을 넘으면 안 오던 비가 오기도 하듯 산은 제 품의 영역을 말로 거느린다
좋이 건방져도 어여쁜 처녀의 턱처럼, 앙큼하게 터지는, 잘깃한 부추에 돌돌 만 수육 같은 말이 ‘개 햐?’다
이 산엔 국민학교 동창생 안사람이 한 그릇 퍼 주던 개장국과 부추에 돌돌 만 개 수육이 동거하고 있다
아내 같은 여와 애인 같은 야
그류, 그랴, 그려 오줌 지리는 개꼬리 같은 계곡물의 저음
山엔 말들이 산다
놈, 놈은
약았다 절 챙길 줄 안다
일 없는 겨울 생각에 죽어라 일 시켰더니
초저녁부터 고꾸라져 잔다 안 자고 버티려는 마음을
꺾고는 잔다 얼굴을 태워서
목을 V자로 검게 만들었더니
손가락 껍질을 벗기면서 변태를 시작한다
낮에 안하던 반주 한잔도 하고
점심 후 20분 단잠도 자게 만든다
놈은 무장 약아 빠져서
마음마저 헤아려 달랜다 지금 좀 자 두면
일찍 자두고 깨서 책 보면 되잖아
비 올 때 시 쓰면 되잖아
일이야말로 시가 되잖아 꼬드긴다
꼬부리고 앉아서 보일러 선을 묶고 지붕을 오르내리자 놈은
다이어트를 선언했다 무거운 제가 힘들다고
알아서 절식에 들어갔다 이쁜 놈
쓰다듬고 업어주고 싶은 놈
차라리 약아서 고마운 놈
일 다녀오면 몸 둘 바를 모르는 어머니처럼
놈이 그렇다 요놈은 벌써
서울 갈 때 차안에서 푹 자면 돼
충고까지 한다 약삭빠른 놈에게, 밀리다
밀린 나머지 비장의 무기를 빼들 때가 있다 거시기
잔대가리 굴리지 말고, 거
선수 대기 잘 시켜 놔 엄포 놓는다 이때야말로
놈은 놀라서, 놀란 척 한다
<현대시학>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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