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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지

제인 에어

也獸 2009. 11. 11. 19:55

제인 에어

 

제인 에어는 그 분량에 비해 서사 줄기는 좀 빈약하다. 그러니까, ‘채털리 부인의 사랑’에 비하면 주제의 밀도가 덜하고 뒤에 읽은 ‘부활’에 비하면 스케일이 약하다. 그런데도 상하 두 권의 분량이 600여 페이지에 달한다.

좀 실망스런 부분은 주인공인 제인 에어의 난관 극복의 의지가, 아니 그 행적이 스물 언저리에서 멈춘다는 점에서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불구의 로체스터를 끌어안음으로써 끝나기 때문이다. 물론 그 이전에 그의 삶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자신에 대한 믿음으로 점철되었고 역경은 자신을 발전시키는 초석이었다. 만난 두 남자(두 사람밖에 없는 것도 이 책의 질감을 옅게 하는 요소지만)의 사랑을 받았으며 받을 만 한 매력적 여건을 창조한 인물이었다. 후에 자신의 재산을 나누는 등 여러 면에서 공감이 가지만 잔잔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오래된 구판의 책을 읽으면서 고전 소설 읽는 즐거움에 빠져 있어서 좋았지만 소설의 반전 자체가 도덕적인 선택이어서 (주인공의 고뇌에 찬 결단이라는 측면에서는 공감이 가나) 공감이 덜 갔다.

차라리 '제인 에어'라는 이름은 소설의 표현대로 잘 생기지 못하고 작은 여인이라는 점이 매력이라면 매력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봤다. 불러 본다. -제인 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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