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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내가 예쁜
너무 커다란 냉면 그릇/이인원 본문
그때
그쯤에서 그만 너를 놓쳤어야 맞다
그리고 지금 막 냉면그릇을 집어든 속도만큼 잽싸게
나를 주워 올렸어야 했다
설거지 하다 놓친 냉면그릇 하나
절망의 바닥을 친 울음 온몸으로 울고 있다
얼른 집어 들자 뚝 그치는
가을 무 자른 듯 단면이 깨끗한 이 울음소리.
그때 나는
너무 커다란 냉면그릇을 들고 있었다
울음소리 보다 더 질긴 너를 들고 있었다
나 보다 더 무거운 절망을 들고 있었다
바닥을 칠까 두려워 아예 바닥을 들고 있었다
시집 <궁금함의 정량> 출간을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