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내가 예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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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에 드는 시

영산홍/박수현

也獸 2013. 3. 27. 17:09

 

영산홍
       박수현

비 온 뒤
한동안 다소곳했던 하늘이
다시 객기를 부린다
입덧도 없이 얼결에 애를 낳은
깻잎머리, 깡똥치마, 아스아슬 배꼽티 걸친 계집애들이
홍홍 선홍빛 피멍울 뱉어내며
몰려오는 먹장구름에
맞짱 뜰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나가는 갈마바람이
흔들어 보다가
어이쿠, 무서워 도망간다

시집 <복사뼈를 만지다>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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