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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내가 예쁜
몇 백만 년의 시간이 들끓는다 외 1편/윤관영 본문
몇 백만 년의 시간이 들끓는다
윤관영
끓는 물이 100도를 넘지 않는 것은 물의 저항 때문, 제 몸을 줄일망정 마지막 선을 지키기 때문, 사골이 100도를 넘는 것은 몇 백만 년이 들어 들끓기 때문,
애벌 삶은 사골엔 풀빛 기름이 인다
노란 기름막이 육수를 덮는다, 뚜껑을 열어 둔다
끓는 사골 가마를 끄면 육수는 피부 호흡하듯 구멍이 포옥, 폭 터진다 등골 빼먹는다는 말을 덴 듯 실감시키는, 사골의 시간
뚜껑 열리네 이거, 알고 보면 제가 저를 쉬지 않게 조절한다는 말, 때로 삶은 김이 새야 되는 일도 있다
솥뚜껑을 열어 두어야 닫히는 몇 백만 년이 있다 젖빛 육수,
그 시간은 느리게 식고 광속으로 끓는다
끓여, 뚜껑을 열어 두어야 한다
항문과 학문은 서술어가 같다
-규 누부야께
키친 휴지를 들고는 화장실에 다녀왔습니다
언제 적인가, 하루 일을 마치고는 몸을 못 이겨, 주저앉아 오줌을 눈 적이 있었습니다 엉덩이가 그렇게 시원했던 적이 없었지요 왕겨 같은 꽃을 매단 옥수숫대 너머론 일몰이 깔리고 있었고요 닳은 물풍선 터지듯 흐른 오줌이 흙을 움켜쥔 옥수수 뿌리께로 향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앉은 눈에 뿌리의 힘줄이 보였더랬습니다
항문에 힘쓰고 항문을 닦았습니다만 학문을 열지는 못했네요 누부야
두 딸을 둔 아빠가 변기에 앉아서 오줌을 눈다는 말을 들은 적 있습니다
허벅지에 힘을 뺀다는 거, 쉽지 않은 일이죠 키친 휴지를 들고는 뒷물하고 왔습니다 뒤집힌 닭똥집 같은 엉덩이가 안적은 쓸만하답니다
세상을 향한 정면 승부는 이처럼 뒤가 문제, 이즈막 살아갈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세상을 사랑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세상은 내가 등을 돌려도 정면에 있던 걸, 누부야 기도로 알았다니까요
제 걱정일랑 마세요 누부야, 부엌의 마음을 알 듯도 한 오후 …
손님이 또 오셨 …
<시와경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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