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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내가 예쁜
저 목련의 푸른 그늘/손현숙 본문
버섯아, 헌집 줄게 스물아홉 종아리 줄래?
손현숙
마른 표고를 물에 불리니 살이 탱탱하다 어제 만나 K시인은 나더러 햇볕에 꽉 짜서 말린 걸레 같다고, 꽃씨처럼 귀에 꼭꼭 심어준다 P시인도 들릴락 말락 너도 늙는구나, 씹어 뱉는다
하긴 언제부터 목욕탕에서 저울은 피해 다니고 립스틱은 거울 없어도 가능하다 서시처럼 눈꼬리를 잡아 빼던 아이라인은 유행이 지났잖아, 목이 깊이 팬 원피스는 재활용 박스에 처박아버렸다
이상도 해라, 새들은 늙어서도 주름이 없고 내 할머니의 할머니보다 더 오래 살았던 태양은 여전히 뜨겁게 타오르는데, 내 한 칸 위의 길은 왜, 단애처럼 얼굴에 칼금을 그어 친절하게 길을 안내하는 걸까,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눈가 주름을 밟고 미간에 깊이 팬 길만 넘어가면 다음부터는 완만한 길이 나오겠다 나만 모르고 남들은 훤히 꿰고 있는, 매일 매일 몸속으로 스미는 거기, 버섯아, 헌집 줄게 스물아홉 종아리 줄래?
* 시집 『멀어도 걷는 사람』을 일독할 때, 이 시가 들어왔다. 두 번 째 볼 때는 아래의 시가 더 좋았다.
저 목련의 푸른 그늘
손현숙
햇살이 꽃의 목덜미에 송곳니를 꽂고 정오를 넘는다 나는 매일 저것들의 생기를 빤다 밤이 오면 입술에 흰피를 묻힌 채 잠속으로 뛰어들 것이다 모르는 척,
나는 아침을 밟으면서 싱싱하다 꽃잎 한 장 넘기는 것은 내가 나를 낳는 일, 깊게 팬 쇄골의 그늘, 목젖까지 부푸는 저 목련의 푸른 그늘
*타이핑 하면서 보니, 2편에 동시에 나타난 시어가 있다. 부사로는 ‘매일’이고 서술어로는 ‘팬’이다. 언어의 정교한, 그러니까 정치한 다룸까지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나는 좋은 시 앞에서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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