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내가 예쁜

street fighter 外 1편 본문

두 번째 시집 이후 발표한 시

street fighter 外 1편

也獸 2008. 9. 20. 21:21

street fighter 外 1편
윤관영


다가갈 수 없는, 거리가

거리가 사랑이다

꽃에 아무리 들입다 코를 들이대도

더는 다가 갈 수 없는 거리가 있다

산을 아무리 사랑해도 하산해야 하고

바다를 아무리 바라도 눈복만 누릴 뿐이다

문제는 거리다, 다가갈 수 없는 거리다

내가 너를 열망하는 거리는

팽창해야 한 뼘도 안 되는 거리

그 거리가 사랑이다 내 사랑이다

다가갈 수 없어서 사랑이다

꽃이요 산이요 바다다

아무리 아 무리해서라도

다가가는 해찰이 사랑이다 내 사랑이다

열망이 영판 사랑이다, 거리엔

사랑이 넘친다 거리에는





정물 2


노인회장 경운기 소리에 하루가 묻어 있다
그 소리에 우물가, 분꽃도 잎사귀 늘어뜨린다

장화 흙 터는 소리,
발등에 붓는 우물물처럼 차지다

점심 참 썼던 숫돌 말라 가는 소리
호두나무 씌운 함석 식어 가는 소리

고요해서 죄스런 다 저녁 무렵
무리 별꽃이 퍼진다

호두눈의 필리핀 새댁 머릿수건으로 몸을 털면
분꽃이 쥐똥 씨를 쥐고 흔들린다
<문예연구>가을호

'두 번째 시집 이후 발표한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을 버리다 外 1편  (0) 2008.11.25
팅, 펴질 것만 같은 外 1편  (0) 2008.09.28
구멍이 다섯 개나 外 1편  (0) 2008.09.01
정물 3 外 1편  (0) 2008.07.24
징글징글하다 外 1편  (0) 2008.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