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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내가 예쁜
책을 버리다 外 1편 본문
책을 버리다 外 1편
윤관영
책을 내다 버리고 남은 책장을
선반 겸 공구 진열대로 쓰니
그만이다
녹슨 연탄통엔 전기 재료와 선을 담고
뚜껑 잃은 lock & lock통엔 수도 부속을 담고
드릴과 드라이버, 톱, 펜치, 망치 등속은
눈 닿는 곳에 두고
공사의 시금석 정추와 물 수평은 구석에 모셔두고
전동공구는 손 안 타는 곳에 두고
두고두고 쓸 요량으로 책장을 괴고 닦고
못과 나사못은 길이별로 용도별로 페트병을 잘라 담고
스크류볼트는 술 담궜던 병에 담고
뚜껑마저 닫았다 에어로 불어내고
뒤란에 불마저 달고,
위가 든든해서는 마루에 앉아
마을꾼 별 본다
어두워 환할 야광 수평기, 앞니를 모은 끌
엉덩이가 듬직한 먹통
책장 위에 낚시 가방마저 얹은 기억에
책 잘 버렸다 소 웃음 웃는데,
연장 정리한 솜씨 보니까 일 좀 하겠는 걸
괜한 기대로 기분이 그만인
秋分, 초저녁이다 발맘발맘
옆옆이 별님들
나오시는 중이다
어떤 죽음
대나무에 달린 쇠꼬챙이로
옆구리를 찌르자 송어는
굴뚝 연기 날리듯 피를 뿜으며
돌아다니다,
떴다
죽음은 느리게 온다
설 까, 설 죽여야 돼
주먹 망치를 들고 가격의 정도를
조절하는 사내들, 初雪이 내렸다
거세돈은 연초록 구슬 눈으로 바뀌었다
맛 앞에 죽음은 소풍 전날처럼 느리게 온다
나는 닭을 키우지 않는다
해를 넘길 수 없어 잡은 닭들
두 다리로 엉덩이를 들면서
날갯짓으로 피를 쏟으며 묽어졌더랬다
이거 맛있는데, 하면 맛을 잃는다
상추의 하얀 진액도 맛 같다
손가락 등에 걸리는 알쌀의 뜨물이
날 묽게 한다
밥 익는 동안
구슬 눈을 슴벅이게 하는 시집 읽기
느리게 하고 묽어지게 하는
내가 뜸드는,
<너머>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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