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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내가 예쁜
형상 기억/백미아 본문
형상 기억
백미아
펄펄 끓인 물 부은 컵라면 위에
젓가락 올려져 있다
손끝에 치인 젓가락 가벼운 용기
뒤집어엎는다
치마 위로
건더기 쏟아진다
국물 맨살 타고 흐른다
샅을 거쳐 허벅지 타고 흐른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 앞에
오오,
오래된 연인의 모습이 떠오르다니!
형상기억[形象記憶]이란 ‘경험하였거나 배운 것을 머릿속에 새겨 두었다가 시각적, 청각적 표상을 토대로 되살려 내는 심리 과정’을 말한다. 그러니 머릿속에 있는 것과 몸의 경험이 함께한 기억이라면 어떻겠는가. 자동화 된, 자동화 될 수 있는 기억이지 않을까 싶다. 의식의 표층에 드러나 있지 않던 형상기억은 어떤 계기를 통해서 그 깊은 기억의 늪에서 솟아 오른다.
여기서는 컵라면 물을 쏟는 것을 계기로 형상기억이 현재화 된다. 그 기억은 깊은 기억일 뿐더러 무의식적으로 눌러 놓은 기억이지만 튀어오를 때는 계기가 되니 ‘순식간’이다. 바로 오래된 연인이 그 주인공이다. 치마 위로 쏟아진 일련의 과정은 성애의 모습을 나타내는 중의적 의미도 있지만 여기서는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지극한 낭패의 과정이 불러낸 사람이라는 ‘오래된 연인’이라는 데서 그 감정의 지극함도 함께 드러나는 것이다. 조금 아쉬운 것은 백미아 시인이 드라이하게 감정을 절제해 오던 시작이 여기서 좀 오버했다는 것인데, (‘오오,’가 없이 ‘오래된’을 한 행 올리고 느낌표가 없었어도 좋지 않을까 싶다) 허나 그 오버조차도 시의 흐름의 급박함과 화자의 당혹스러움에 비추면 큰 흠은 아니라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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