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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내가 예쁜
아범은 자니?/이상국 본문
아범은 자니?
이상국
지난해 태풍 루사가 왔을 때
나하고 동명이인(同名異人)인
양양의 어느 농협 조합장이
물에 빠져 죽었다고 뉴스에 나오던 저녁
영랑동 숙모님이 전화를 하셨다
아내가 받았는데
한참 딴 얘기를 하시다가
아범은 자니?
하시길래 잔다고 했단다
이 모든 은유로 된 세상에서
나는 계속 자고 싶다
무봉이 봉한 흔적이 없는 좋은 시를 가리킨다면 바로 이 시를 두고 할 수 있는 말 같다.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를 말한 것 같은 시다. 어려울 것도 없고 다 아는 얘기지만 시간이 갈수록 주는 감동이 있다.
시 자체로 보면 무봉을 느낄 수 없지만 말을 바꾸어 보면 이 시가 얼마나 좋은 시인지 역으로 알 수가 있다. 그게 이 시가 주는 매력이자 값어치이다. 만약 영랑동 숙모님이 전화를 하지 않고 어머님이 했다면 어땠을까? 전화를 아내가 안 받았다면 어땠을까? 한참 딴 얘기를 안했다면 어땠을까? 화자가 '이 모든 은유로 된 세상'이라고 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그런 생각을 해 보면 이 시가 만만치 않은 내공의 결과임을 알 수 있다.
좋은 시인은 일단 시안부터 좋은 것으로 잡는다. 그것이 시의 질료가 되는 것이니 이 시는 말을 좀 바꾸고 형식을 좀 달리해도 좋은 시일 것이다. '아범은 자니?' 생활인이 말하는 이 정도의 시치미떼기와 에둘러 말하기를 시인은 배워야 한다. 실지 그렇게 말하지 않았어도 그렇게 말의 자리에 놓을 줄 알아야 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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