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내가 예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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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시집 이후 발표한 시

상횡광북동 外 1편

也獸 2008. 11. 25. 18:51

상횡광북동 外 1편

                       윤관영

 

아들은 목포에 가 있다

광북동, 책을 버리다 본

책, 책처럼 품을 떠난 아들

무료와 무의미, 그 반복이 잉태했을

‘ㅇ’ 과 ‘ㄱ’

中2의 부도

부도는 부도 나,

상횡과 하횡의 등고선 속에서

억지 부도를 익혀야 했으리

하행선을 탔어야 했으리

아들은 木浦에 내려가 있고

난 군대 보냈다 믿고, 다만

사회와 부도는 왜 떨어지지 않는 사이인지

그것이 왜 ‘와’가 아닌 ‘과’인지

눈치 채기를 바랄 뿐,

부도의 기미를 알만 한

입체가 평면인 은유의 그물을 알만 한

지금에서야, 지관처럼

이삿짐 싸다 싼 책 위에

아들의 자리에

앉 아 본 다 상횡광북동

 

 

 

팡팡 노래 연습장

 

 

해질녘 북하리 버스 정류장

오락실 앞은 산적 소굴 같다

다자구유 들자구유

여인 내기 씨름판 벌이는 도적 무리 같다

오락실 앞 펀치기에 둘러서서

돌아가면서

주먹으로 냅다 내지르면

山으로 보내는 暗口號 같은 소리가

전기 충격기처럼 새빨갛게 오른다

다자구유 들자구유

공고 교복의 계집애들이 누가바를 빨면서

딴청부리기도 하고 계기에 오른 숫자판을

안 보는체 할금거리기도 한다

적당히, 혹은 노골적으로 속 보이는,

것의 효과를 안다는 듯 다리를 꼬고 흔드는 계집애들

그것이,

나 같은 노래방 쥔 놈에게 효과가 있다는 걸 안다

펀치는 블랙,

냅다 발로 조지는 놈도 있지만

주인은 짐짓 모르쇠, 공작 날개 같은

자귀나무 꽃이 흔들리고 잠시 흔들리고

답답한 여장부 하나 나서

블랙펀치를 휘두를 즈음, 우정 그 즈음에

다자구유 버스는 온다 들자구유

 

계집 고른 산적 놈들의 제2라운드

꽉 찬 버스의 엉덩이는 흔들리고

블랙 펀치는 은밀한 암구호를 보낸다

어서어, 오세요오!

<리토피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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