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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내가 예쁜
까마득한 푸른 하늘에/박정남 본문
까마득한 푸른 하늘에
박정남
까마득한 하늘에, 까마득한 푸른 하늘에,
까마득한 푸른 하늘을 되풀이하는
말더듬이가 있었다
까마득한 푸른 하늘에 연 하나가 박혀 있었다
연 하나가 박혀 있으면 그 연이 날다가 걸린
검은 나무 하나도 박혀 있다고
말더듬이가 이제는 더듬지도 않고 말을 하는
까마득한 푸른 하늘에 검은 나무 한 그루가 처박혀
이제 막 거기에서 빠져나오는 연들이 새 바람에 얹혀
죽은 나뭇가지까지 살려놓고
까마득한 푸른 하늘 아궁이에
피 묻은 옷들이 타고 있었다
제 몸에 가득한 흉터 자국들을
만개한 꽃으로 터뜨리고 있었다
*박샘^^ 시집 『꽃을 물었다』출간을 감축드립니다. 전 왜 다시 봐도 이 시가 좋을까요. 까마득하게 말예요. 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