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내가 예쁜

드라이 부조/윤관영 본문

두 번째 시집 이후 발표한 시

드라이 부조/윤관영

也獸 2018. 1. 16. 01:07

 

 

드라이 부조

 

 

처자가 낮술을 시켰다

혼자 , 그런 투다

 

슬픔은 아니 들키려 한다

하여 슬픔이다

 

안 들키려 하기에 들키게 되는, 슬픔

새침과 드라이는 위장술이다

 

술병이 한목 드라이하다

위장을 생각할 처지가 아닐 수도 있는, 처자

 

행주질이 건성이다

술은 적이나 남아 드라이가 방울졌다

 

멀찌가니,

행주질을 했다

 

때 낀 주홍색 차양도 환한 한낮

그 아래서 문득 구두를 닦고 싶어졌다

 

김마저 드라이하다

행주는, 삶았다

 

 

 <시와세계> 겨울호